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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에서 중고 스마트폰을 업자에게 구입해 본 후기

돌돌임라 2021. 10. 1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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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해 초에 새로운 스마트폰을 써보고 싶어서 비상금을 털어서

중고 스마트폰을 업자에게 구입한 후기를 간단하게 남겨봅니다.

 

먼저 글을 읽으시기 전에 간단히 요약하자면

 

  1. 먼저 업자 & 라이더에게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말 것. 가능하면 개인 사용기기를 구입하기.
  2. 파손된 기기를 보험으로 모두 싹 수리했다는 기기는 안심하지 말고 더 꼼꼼히 볼 것.
  3. 선택약정 가입 가능여부를 미리 확인할 것. + 분실신고된 기기인지 확인.
  4. 꼭! 거래 현장에서 기기의 모든 기능을 가능한 한 전부 테스트 해 볼 것.



제가 먼저 구입한 스마트폰은 바로 갤럭시 노트 20 울트라였습니다.

그 당시 센터에서 파손보험으로 올갈이했다는 제품을 당근마켓에서 구입했습니다.

 

거래내역을 대충 보니 업자인 것 같았고, 거래 장소에서 보니 100% 업자 분이셨습니다.

어찌되었든 새 비닐까지 붙어있는 기기를 받아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박스 및 구성품은 없는 단품이었습니다. 이 때 앞으로 닥칠 고난을 미리 알았더라면….ㅠㅠㅠㅠ



집에 와서 보니 선택약정 가입이 안되는 기기였습니다. 그리고 유플러스향 기기였습니다.

나중에 유플러스 대리점에서 확인해보니 20년 11월에 개통한 기기였습니다. 

제가 1월에 구입했으니 딱 3개월을 채우고나서 유심기변 & 수리를 거친 것이죠.

 

해당 부분은 판매글에 없었고 제가 놓친 부분이기에 판매자에게 뭐라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결국 CSC 변경을 하고, 일단 선택약정 유지는 되니까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기기가 무선충전이 되지 않았습니다. 매우 당황스러웠습니다.

사실 무선충전 같은 부분은 거래 현장에서 확인하기 사실 어렵기 때문에

당연히 되는 부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안된다니...

 

판매자에게 연락해보니 그럴 리가 없다는 상투적인 멘트를 날리며

서비스센터에 방문해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도 기기 자체는 만족스러웠기에 (올갈이 제품이니) 우선 서비스센터에 방문했습니다.

 

무선충전이 안되는 원인은 바로 무선충전패드의 케이블의 손상 때문이었습니다.

아마도 기기가 파손되었을 때에 눈에 띄지 않게 망가졌었나봅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무상으로(!) 무선충전패드 수리를 받았습니다.



잘 해결이 되었다고 생각해서 기분 좋게 쓰던 와중에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어두운 곳에서 광원을 촬영하면 카메라에 특정 방향으로 빛이 갈라지는 것이었습니다.

 

고가도로 위의 가로등을 보시면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빛 갈라짐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렌즈에 유분이 묻어서 그런가? 싶었는데 열심히 닦아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광학 현미경으로 자세히 살펴보니 메인 카메라를 비롯한 초광각 카메라, 망원 카메라

모두 렌즈에 가늘게 스크래치가 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카메라 유리를 닦아도 빛이 갈라지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부분도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중고거래 현장에서 확인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많이 짜증이 나서 바로 판매자에게 문의했습니다만, 

보험처리로 전부 갈았는데 그럴리가 없다. 이상하다. 라는 식의 전형적인 책임회피식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서 일단 참고 썼습니다.

광원 촬영 및 야간 사진만 조심하면 뭐 큰 문제는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쓰면 쓸수록 안드로이드 오토나 DeX 연결도 이상하게 자주 끊기는 등

소소한 문제가 생겨서 결국 기기 자체에 점점 정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외관만 보면 양품이지만… 내부는 완전히 양품은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사용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저와 같이 전자기기 덕후에게는 견디기 힘들었습니다.ㅠㅠ

 

 

그렇게 고통받으며 쓰던 와중에 S21 Ultra 매물 하나가 당근에 올라왔습니다.

한 5개월 썼고, 자급제이며(매우 중요!) 상태도 깨끗하다는 말에 바로 혹해서 거래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 당시 시세보다 한 10~15만원 정도 저렴한 것도 한 몫했습니다.

 

거래 장소에 도착해보니… 판매하시는 분이 배달 라이더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기기가 깨끗하지 않았습니다. 미미한 스크래치가 후면 카메라 부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좀 고민하다가 나중에 그냥 유상으로 교체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선뜻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카메라를 써 보니… 사진 결과물이 뭔가 이상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메인 카메라의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습니다.

 

왼쪽 : 문제가 있는 S21 울트라 / 오른쪽 : 노트 20 울트라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S21 울트라의 초점이 전혀 맞지 않아서 위 쪽의 나무 부분이 뿌옇게 보입니다. (왼쪽 사진)

 

S21 울트라 판매자가 기기를 바이크에 거치해놓고

쭉 사용을 해서 S21 울트라의 메인 카메라의 AF가 망가져 버린 것입니다.

 

최근 애플에서도 바이크와 같은 진동이 심한 환경에 기기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

카메라에 손상이 갈 수 있다는 안내문을 공지했습니다. (링크)

바이크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도 이런 진동으로 인한 카메라 고장은 이미 잘 알려진 부분이어서

스마트폰 거치에 좀 신경 쓰는 분들은 별도의 진동감쇄 댐퍼를 구입해서 장착한다고 합니다.

 

물론 제 추측이지만, 출시한지 5개월 밖에 안된 기기의 카메라 초점이 망가졌다면...

그 동안 기기에 가해진 바이크의 진동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이렇게 2연타로 기기 불량을 겪고 나니 굉장히 짜증이 났습니다.

바로 제 자신에게 말입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중고거래 당시에 카메라만 한번 켜서 확인해봤더라면 되었을테니까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도 꼭 거래 현장에서 확인 가능한 모든 기능을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당연히 되겠지~하고 안일하게 넘어가면 저처럼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ㅠㅠ

판매자 입장에서는 판매할 때에는 멀쩡한 기기였고 판매 이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라고 하면 끝이니까요.

 

해당 문제로 연락하니 당연히 판매자는 환불은 어렵다는 답변을 했고, 

또 스트레스를 받기 싫었던 저는 일단 다음 날 서비스센터에 방문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판매자와 매우 오랜 통화 끝에, 유상 수리인 경우 수리비를 일정 부분 부담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삼성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으로 문제가 생긴 메인 카메라를 교체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기사님께서 수리하시다가 후면 글라스가 깨져서 해당 부품을 무상으로 교체받았습니다. 

그렇게 신경 쓰이던 후면 카메라 부분의 흠이 사라져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기기를 쓰다보니 화면에 뭔가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설마… 하면서 확인해보니 화면의 1/3에 번인이 있었습니다.

 

기기 출시 5개월 만에 번인이라... 참 귀한 번인인데... 그런데 그게 일어난 것입니다.

 

삼성 서비스센터에 갔더니 프로그램을 통한 보정을 해보자하셔서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출시 초기라서 그런지, 뭔가 프로그램이 실행이 되지 않아서 보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무상으로 디스플레이 & 배터리까지 교체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중고로 구입한 S21 울트라에 문제가 있었지만, 어찌어찌 무상으로 다 처리가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무상으로 처리를 받지 못했더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ㅠㅠ

 

 

S21 울트라를 쓰게 되었으니 이제 노트 20 울트라를 처분해야 하는데…... 

문제가 바로 카메라 렌즈의 스크래치 및 선택약정 가입 불가인 부분이었습니다.

 

카메라 렌즈의 스크래치야 판매할 때 고지하고 판매하면 되지만

선택약정 가입이 안되는 기기는 유심기변밖에 되지 않아서

나중에 원 소유주가 나쁜 마음을 먹고 분실신고를 하게 되면 꼼짝없이 못 쓰는 벽돌이 됩니다.

이 부분은 요즘 다들 잘 아시더라구요. 확정기변이 답입니다.

(물론 KT에서 5G 기기를 LTE요금제로 쓰고 있는 저 같은 경우에는 확정기변이 안됩니다ㅠㅠ)

 

그래서 이 기기를 중고폰 전문 매장에 팔 수도 없고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골치가 아플 것 같아서 관뒀습니다. 판매할 때 판매자 민증까지 복사하던데 이해는 갑니다.)

개인 간 거래도 제가 원 소유주가 아닌 만큼 팔기에 좀 찜찜했습니다.

민팃도 제가 생각한 금액보다 금액이 덜 나왔고, 유심기변 기기도 판매할 수 있다지만

당연하게도 판매 이후에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면 전액 환불을 해야 해서 제외했습니다.

 

결국 구입한 업자에게 다시 연락해서 어느정도 감가된 금액으로 다시 판매했습니다.



잘 처리된 지금이야 이렇게 담담하게 후기 글을 쓰지만, 그 당시에는 굉장히 스트레스였습니다.

덕분에 꼭! 귀찮더라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고,

박스 및 구성품 없이 단품만 파는 업자는 바로 그냥 거르게 되었습니다.

겉은 멀쩡해보여도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까요.

 

반대로 말하면 지금 쓰시는 스마트폰을 나중에 중고로 처분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꼭 상자와 구성품은 챙겨놓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아니면 민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았습니다. 정말 간편하고 스트레스 없는 판매가 가능할 것 같았거든요.

물론 기기 상태가 좀 복불복인 점은 불만이었습니다...

 

 

이 글이 중고 스마트폰을 업자에게 살까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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